[땅집고] 최근 주택 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청약에서 주인을 찾지 못한 미분양 물량도 급증하고 있다. 지방을 비롯해 수도권까지 청약 물량에서 주인을 찾지 못한 주택이 대거 발생했다.
30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29일부로 순위내 마감을 마친 청약단지 5곳이 모두 미달해 총 1424가구가 주인을 찾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단지들은 27일 특별공급을 시작해 29일 2순위 청약을 마쳤다. 단지 별로 최소 120가구 이상, 많게는 700가구씩 미분양 물량이 나왔다. 최근 공사비가 증가한데다, 금리가 계속 인상하고 정부의 특례보금자리론 등 정책 대출 상품이 사라지면서 분양 시장이 다시 침체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역별로 ▲인천 ‘운서역 대라수 어썸에듀’ (305가구 모집 중 284가구 미달) ▲부산 ‘더폴 디오션’ (176가구 모집 중 136가구 미달) ▲부산 ‘해링턴 마레’ (1297가구 모집 중 720가구가 미달), ▲대전 ‘도마 포레나해모로’ (464가구 모집 중 162가구 미달) ▲전북 ‘임실 고운라피네 더 퍼스트’ (129가구 모집 중 122가구 미달)로 29일 하루에만 1400여가구가 미분양 물량으로 쏟아진 셈이다.
효성중공업과 진흥기업이 부산 남구 우암동 198-3번지 일원에 분양한 ‘해링턴 마레’(우암1구역 재개발사업)는 총 2205가구 대단지로 일반분양 물량은 1382가구였다. 스카이브릿지와 인피니티풀(수영장), 골프라운지, 키즈카페가 들어선다는 점에서 ‘부산의 원베일리’라는 의견이 나온 단지다. 하지만 국민주택형 기준 분양가가 8억원을 넘기면서, 인근 시세보다 2억원 비싸 고분양가 논란을 빚었다. 부산 ‘2030월드엑스포’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지만, 최근 엑스포 성사가 물거품이 되면서 호재가 사라졌다.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공사가 끝난 뒤에도 분양하지 못해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은 1만224가구로 전월보다 7.5%(711가구) 증가했다. 악성 미분양이 1만가구를 넘어선 것은 2년 8개월 만에 처음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 수석연구원은 “올해 건설사들의 사업성 악화로 분양시기 조율이 빈번해지며 누적된 물량이 많았던 만큼 계절적 비수기에 속하는 12월에 이례적으로 많은 물량이 쏟아지고 있다”며 “다만, 단지 경쟁력에 따라 흥행 여부가 엇갈리는 양상이 계속돼 내년으로 이연되는 사례도 다수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